지난 7일 오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유통 상가./정두용 기자 “어느 통신사로 옮겨도 ‘갤럭시S25 256기가바이트(GB)’와 ‘갤럭시S25 플러스 256GB’는 차비를 얹어 드려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가 나왔다고 가격이 확 떨어진 건 아니지만, 지금도 충분히 좋은 조건이죠.”지난 7일 오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평일 낮 시간인데도 휴대전화 유통 상가에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오는 14일까지 위약금을 물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이탈하는 SK텔레콤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기대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에서도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성지’ 시세 문의 글이 증가하고 있다.당초 통신 업계에서는 약 2500만명(알뜰폰 포함)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에 나서면 번호이동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휴대전화 유통 현장에서는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는 고객보다, 통신사를 유지하고 신규 단말을 구매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모두 취급하는 한 판매점 직원은 “오전에만 10명 남짓 손님을 받았는데 SK텔레콤 가입자 중에서 번호이동을 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해킹 보상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온 영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만~30만원 더 받자고 ‘장기 고객 혜택’ 포기 아까워”SK텔레콤은 지난 4일 정부의 해킹 조사 결과 발표 직후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다. ▲8월 통신 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매월 50GB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날 기기변경으로 갤럭시S25 울트라 256GB를 60만원(공시지원금·현금 완납)에 구매한 SK텔레콤 가입자 김모씨는 “20만~30만원을 더 받자고 장기 고객 혜택을 포기하기가 아까웠고, 요금도 당장 할인받을 수 있어 굳이 통신사를 갈아타지 않았다”면서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도 바꾼 데다 실제로 2차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SK텔레콤 가입자 1만3419명이 KT로 갈아탔다. LG유플러스로는 1만4729명이 이동했다. 그러나 이 기간 SK텔레콤 가입자 순감은 1만540명에 그쳤다.유심 정보 탈취가 대외에 알려진 직후인 4월 말부터 영화 <슈퍼맨>에서 크립톤 행성 출신 슈퍼맨과 슈퍼독 크립토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선한 마음과 초인적 의지, 강한 힘을 지닌 슈퍼맨은 DC코믹스의 근본이 되는 히어로다. 그저 ‘선’인 슈퍼맨은 좋게 말하면 고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리타분할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슈퍼맨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에서 B급 감성의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온 제임스 건 감독을 만난다면 어떨까.9일 개봉한 <슈퍼맨>은 2022년 DC 스튜디오의 공동 CEO로 부임한 건 감독이 DC 유니버스(DCU)의 리부트를 선언하고 내놓은 첫 번째 영화다. 재기발랄한 감독과 묵직한 정통 히어로의 만남은 유쾌하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은 균형을 이루며 한 차례 실패를 겪은 DCU의 볕들 날을 예고한다.멸망한 크립톤 행성 출신 초인이자, 미국 메트로폴리스 언론사 ‘데일리 플래닛’의 기자 클락 켄트로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 건 감독은 모두가 아는 캐릭터의 배경 설명에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영화는 영웅으로 이미 이름을 알린 슈퍼맨이 30년 인생에서 처음 패배한 순간을 시작점으로 삼는다. 영화 <슈퍼맨> 속 연인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과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헨리 카빌의 슈퍼맨이 초인에 가까웠다면, 새 얼굴 데이비드 코런스웻이 연기하는 2025년판 슈퍼맨은 보다 인간적이다. 연인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과 말다툼을 하다가 삐치기도 하고, 악성 댓글에 신경 쓰지 않는 척하다가도 울컥한다. “선하지 않은 세계를 살아가는 선한 캐릭터를 다루고 싶었다”는 건 감독은 리처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1979)과 DC 코믹스 <올스타 슈퍼맨>에서 특히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물리적 패배는 슈퍼맨을 무너뜨리지 못한다. 크리스털로 된 북극 ‘고독의 요새’에서 태양 빛을 쬐면 몸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위협은 슈퍼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