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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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ns339 댓글0건 조회 1회 작성일 2025-12-2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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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북부 만다이에 올해 1월 개장한 자연 산책로 ‘만다이 보드워크’.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를 방해하지 않게 설계됐다. 오전 7시 반,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보드워크. 입장권이 필요 없는 이 자연 산책로에 들어서자 열대의 새소리가 가득 퍼졌다. 치르르, 끼리릭. 고요한 저수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3.3km 길이의 나무 데크는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와 서식처를 방해하지 않도록 숲의 허리춤에 떠 있었다. 이 초록길의 주인은 야생동물이었다.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시민들을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들 삶의 터전을 스쳐 가는 무해한 방문객일 뿐이었다. 길에는 안내문이 있었다. ‘야생 원숭이는 싱가포르 주민입니다.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합시다.’ 운이 좋으면 멸종 위기인 노란머리직박구리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 싱가포르의 ‘자연 속 도시’ 만다이에 올해 들어선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 반얀그룹 제공 1960년대부터 ‘정원 도시’를 표방한 싱가포르가 2021년 새롭게 내세운 국가 비전은 ‘자연 속 도시(City in Nature)’다. 단순히 공원과 정원을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생태계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이다. 사람들이 일하고 여행하는 삶의 방식 속에 자연을 엮어 넣겠다는 것이다. 만다이는 이 전략의 핵심 공간이다. 1973년 싱가포르동물원이 들어선 이래 2010년대 야생동물·자연유산 정비구역으로 재정비됐다. 서부 주롱 지역에 있던 세계 최대 규모 새 공원도 만다이로 옮겨와 2023년 ‘버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올해엔 반얀그룹의 100번째 호텔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이하 만다이 리조트)도 들어섰다. 2023년 만다이에 개장한 ‘버드 파라다이스’. 만다이 나이트 사파리. 만다이는 싱가포르 정부와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싱가포르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버드 파라다이스, 야생동철새는 1년에 한 번 긴 여행을 떠나지. 여름에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도 있고, 봄과 가을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어. 여름 여행자는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기 위해 먹이가 많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겨울 여행자들은 월동할 곳을 찾아가는데,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찌됐든 배곯을 걱정 없이 한 철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볼 수 있지.나는 캐나다에서 온 캐나다기러기라고 해. 기러기면 기러기지 웬 캐나다기러기냐고? 물론! 기러기라고 다 같은 기러기가 아니야. 큰기러기, 쇠기러기, 흰기러기, 흑기러기 등 참 다양한 기러기가 있는데 한국에서 나를 보는 일은 흔치 않아서 새를 보는 탐조인들이 어쩌다 우연히 나를 발견하면 한바탕 난리가 나는걸. 나는 머리와 목이 검고 볼에 넓은 하얀색 반점이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올겨울엔 친구 쇠기러기들을 따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호(축만제)로 여행을 왔어. 매년 한국에 오기는 하지만, 쇠기러기들이 하도 자랑을 하기에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큰맘 먹고 구경 왔지. 캐나다기러기는 겨울이 되면 한국을 찾는 철새다. ⓒ박임자 제공 기러기들 말이 옛날 한국엔 논이 많아서 참 좋았대. 그런데 매년 올 때마다 알던 논들이 사라져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포라는 지역에 논이 참 많았는데 개발이 시작되면서 논이 사라지는 바람에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지낼 만한 동네를 알아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봐.김포에 있는 논에 의지해 살아간 건 떼까마귀도 마찬가지였는데 개발로 논이 사라지면서 어쩔 수 없이 수원, 평택, 오산, 울산 등으로 갈 수밖에 없었대. 먹을 것도 걱정이지만 그 많은 떼까마귀들이 밤에 쉴 곳을 찾다 보니 전깃줄이 있는 도시를 선택하게 됐는데 도시 사람들은 배설물 때문에 자가용이 더러워진다고 싫어하고, 까만 새가 우르르 몰려다니니 무섭고 불길하다고 싫어하는 바람에 국민 밉상이 되어버렸다지 뭐야. 갈 곳이 없어 그렇게 된 것도 모르고 말이야.서호는 옛날에 정조라는 왕이 백성들이 농사짓는 데 도움을 주려고 만든 저수지래. 당연히 그 주변에 벼농사를 짓는 논이 많겠지. 친구 기러기가 벼를 벨 때쯤 한국에 도착해 논에 떨어진 이삭으로 배를 채웠는데 여기저기 떨어진 낟알이 정말 많았대. 요즘은 인심이 예전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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